샤프트는 클럽의 엔진이 아니다.
샤프트를 클럽의 엔진이라는 비유를 많이 한다. 오해와 착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나쁜 비유다. 자동차에서 엔진이 핵심 부품이고 골프채에서 샤프트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각각의 역할이 너무 다르다. 즉, 일반 골퍼에게 샤프트를 엔진이라고 하면 중요성은 강조되겠지만 역할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샤프트를 엔진에 비교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클럽은 자동차, 샷은 주행 성능으로 볼 수 있다. 그랬을 때 적합한 비유을 주장해본다면, 일단 클럽의 엔진은 골퍼다. 클럽을 아무리 잘 잡고 있어도 스윙을 하지 않으면 샤프트는 그냥 막대기 일 뿐이다. 결국 골퍼라는 엔진이 기본적인 출력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샤프트는 엔진이 아니고 변속기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골퍼가 만들어 낸 출력이 효과적으로 볼에 전달되면 주행 성능은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주행 성능을 조작성, 정숙성, 가속성 등으로 분류하듯, 적절한 샤프트의 사용은 일관성, 방향성, 비거리 등 샷의 전반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골프채의 구성요소는 크게 헤드, 샤프트, 그립으로 나누어진다. 이 중에 중요하지 않는 구성품은 없다. 그럼에도 필자 역시 평소에 샤프트를 골프채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한다. 골프채의 성능이나 성향을 골퍼와 매칭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클럽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구성품이 샤프트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샤프트가 엔진이면 어떻고 변속기면 어떻냐, 어쨌든 중요하다는 거 아니냐?" 라고 하거나 이상한 트집잡기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유라는 것은 전문가가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최소한 전문가라면 단순히 중요성을 강조하기보다 주제의 역할과 목적을 고민해보고 상대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비유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샤프트는 일종의 변속기다. 단순히 스윙의 속도가 아닌 전반적인 리듬, 타이밍, 템포에 맞는 적절한 샤프트를 사용할 때 안정적인 출력이 나오게 된다. 이것이 필자가 할 수 있는 샤프트에 대한 간단한 비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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