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과 피팅의 기준점
사격을 잘하기 위해서는 영점 조정이 필요하고, 영점은 탄착점을 기준으로 조정하게 된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샷의 정확도, 즉 탄착군이 작게 형성될수록 경기력의 수준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많은 골퍼들이 비거리 향상에 목을 매지만 경기력의 수준은 결국 샷의 일관성으로 결정된다.
골프 실력을 키우고 싶을 때 레슨이나 피팅을 받아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일관성에 있다. 샷의 일관성이라는 것은 항상 똑바로 가면 좋고, 항상 슬라이스나 훅이 나면 안 좋은 것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0번 중에 9번이 슬라이스가 난다면 나름의 스윙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레슨은 스윙의 일관성을, 피팅은 샷의 일관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때때로 스윙과 샷의 개념을 혼동하곤 한다. 좋은 스윙은 어떤 골프채로도 보여 줄 수 있지만 좋은 샷은 스윙에 맞는 적절한 골프채가 있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좋은 스윙과 좋은 샷은 각각의 개선을 위한 기준점이 다르다.
레슨시 스윙 개선을 위한 기준점은 당연히 골퍼이다. 그래서 스윙의 구조적인 부분이나 일관성은 엄밀히 따지면 클럽과 상관이 없다. 하지만 스윙의 완성도나 일관성에 비하여 샷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사용하는 클럽을 기준으로 피팅을 받아보는 것을 권장할 수 있다. 따라서 피팅시 기준점은 골퍼가 사용하는 클럽이 된다.
전문성을 갖춘 골프지도사라면 사용하는 클럽이 샷의 문제라는 진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전문성을 갖춘 피터라면 스윙의 개선이 클럽의 교체보다 우선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든 스윙 교정으로 샷의 일관성을 확보하려는 지도사나, 어떻게든 클럽 교체로 샷의 일관성을 장담하는 피터는 추 후에 서로 책임을 회피할 확률이 높다. 지도사는 피터를 비난하고, 피터는 지도사를 비난하는 그런 상황 말이다.
정리하자면, 레슨을 받을 때 클럽을 꼭 챙겨가는 것처럼 피팅을 받을 때도 사용하는 클럽을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사용하는 클럽을 안 가져와도 된다거나, 사용 클럽의 스펙 측정이나 런치 데이터 파악 없이 피팅을 진행하는 곳이라면 좋은 피팅보다는 좋은 흥정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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